Tori。 2009. 11. 27. 23:52


이비인후과에 갔더니 그러더라.
너무 오래 참았다고.
많이 아플텐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 참았냐고.
너무 안 참는 것도 문제지만,
이렇게 너무 오래 참는 것도 안된다고.


내가 좀 그래.
너무 많이 참아.

해보자, 해보자, 하고
정말 도저히 안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. 내가.


그러는 동안 마음은 백번 넘게 생각하는데.
할까말까할까말까.
참을까말까참을까말까.
갈까말까갈까말까.
근데 결국은 또 참아.
참고 또 참아버려.

난 아무래도 병인가봐, 이거.
이번만 넘기면 되겠지, 이번만 참으면 되겠지, 하면서 또 넘겨버려.
근데.
사실은.
더 아플거 알고 있거든.
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을거다,,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지만,
사실은 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거,
나 다 알고 있거든.
근데. 그치만. 그래도 난 자꾸만 또 그래.
어쩔 수 없나봐. 타고나길 그런걸 어째.
그냥.
내 마음이 자꾸 그런걸.
참아보자 참아보자.
자꾸만 그러고 있는걸.
내 맘이 날 붙잡고 안 놔주는걸.

나도 생각이랑 행동이 따로 노는걸.
내 머리랑. 목소리랑. 마음이랑.
서로 자기 말만 하기 바쁜걸.
내 진심따위. 미래따위. 상처따위.
거들떠보지도 않는걸.

지금껏 그래왔으니까.
앞으로도 쭉 그래봐야지 뭐.
그게 난걸 어떡해 그럼.